목회단상539
“포트워스로 향해 가는 세 사람”
지난 화요일 아들의 이삿짐을 싣고 세 식구가 포트워스에 있는 신학대학원으로 향하였습니다. 그곳은 우리 세 식구가 1994년부터 약 10년 동안 살았던 곳이었습니다.
제가 31살에 신학을 하기 위하여 대전에 있는 침례신학대학원을 향해 갈 때 그때의 심정은 매우 비장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적극 반대하시다가 끝내 아들이 원하는 신학을 하도록 허락하신 부모님이시지만 막상 그분들을 뒤로 하고 대전으로 향할 때 저의 마음은 매우 착잡하였습니다. 목회자가 되기 위하여 신학을 공부하는 것이 제가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셔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기쁨보다는 비장함이 더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을 한 다음 학교에서 글을 하나 써달라고 했을 때 저는 “벧세메스로 향하는 암소”를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새끼를 낳은 어미 소의 본능으로는 새끼를 놔두고 갈 수 없지만 그 길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기에 울면서도 곧장 벧세메스로 향했던 암소의 마음이 바로 제 마음이라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아들은 작년 후반기에 “저니맨”이라는 2년 과정의 단기선교를 나가려고 했었는데 주관하는 단체의 사정으로 나가지 못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그것도 하나님의 계획 하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신학교육을 먼저 받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화요일 이삿짐을 나르는 아들의 표정을 보았더니 과거에 제가 가졌던 비장함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아 감사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신학을 공부하는 것을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의 결과로 여기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유학생활과 목회생활 동안 아들을 위해 기도했던 것을 하나님이 이루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