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271
"부족한 배려"
나체촌에 사는 사람들이 어느 목사님께 예배인도를 부탁하였습니다. 목사님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그들도 복음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초청을 수락하였습니다. 목사님이 생각했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다 벗고 사는데 목사인 나만 옷을
입고 설교할 수가 있겠는가?" 아무래도 그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은 배려의 차원에서 그곳에 들어가면서 옷을 다 벗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나체촌의 사람들이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래도 우리는 벗고 생활하지만 목사님이야 우리하고 다르지 않는가? 목사님이 오는데 우리가 벌거벗고 있으면 얼마나 미안하시겠나? 그러니 우리가 그날만은 목사님처럼 다 옷을 입자.” 그날 나체촌에는 한 사람만 옷을 벗고 있었다는 전설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중에 아내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들어보니 요즘 제가 아내에게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씩 예를 드는데 어떤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있었으나 대부분
제 부족한 배려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새 삶(?)을 결심하였습니다. 사랑해서 만난 부부 사이에도, 함께 오래 산 부부사이에도 배려가 없으면 서운함이 생깁니다. 하물며 남남이 모인 목장이나 교회에서 배려가 없을
때 얼마나 자주 서운함과 다툼이 생길 수 있을까요? 우리가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조금만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다면 목장이나 교회에 그토록 흔한 그 "시험"들은 대부분 사라질 것입니다. 날마다 백도를 넘나드는 이 무더운 텍사스 날씨. 부족한 배려는 우리의 삶을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
왕짜증 나게 만들 것이지만, 조그만 배려는 얼음냉수나 팥빙수보다 더 우리의 삶을 시원케 할 것입니다. 배려가 부족한 사람들은 저처럼 새 삶을 결심해 보기를 권합니다.